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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12-07 17:39
집으로 가자 (74) 달은 해가 품은 꿈
 글쓴이 : 섬기미  
조회 : 722  
 
 
달은 해가 품은 꿈 ...
어느 유명하지 않은 삼류 시인의 시집에서 읽었던가?
아님 흥행에 성공하지 못한 어떤 영화의 제목이었을까?
내용은 생각이 나지 않지만,
그 내용이 내 기억에서 사라진 이후로 내 마음 한켠에 숨어 있다가
가을이면 어김없이 고개를 내미는 말입니다.

달은 해가 꾸는 꿈 ...
휘황한 궁에서 멋진 왕자와 과분한 춤을 추다
열두 시면 어김없이 계단 아래로 뛰어야 하는 신데렐라처럼
해가 뜨면 저물어야 하는 조각달의 실존을 꿈이라 말합니다.
그 꿈은 절대 해와 만날 수 없는, 영원히 이루어질 수 없는 꿈입니다.

한동안 저는 장충동의 국립극장에 자주 갔었습니다.
딱히 볼거리가 있던 것은 아니었으나 국립극장 뒤로 나 있는 남산의 오솔길이 좋았고,
오솔길을 돌아 내려와 다시 국립극장 계단에 앉아
언젠가 TV 주말의 명화에서 본 적이 있는 '로마의 휴일' 을 떠 올리기도 하고,
시시콜콜한 프랑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홀로 찍어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낙엽이 지는 국립극장 마당을 지나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은 채
천천히 걸어서 장충단 공원으로 향하노라면 그 알싸한 바람이 얼마나 좋던지 ...
초록을 잃은 나뭇가지의 설움은 눈물처럼 하나씩 낙엽을 떨구고,
돌아서 가는 나의 등을 떠미는 스산한 가을바람은 벌써 겨울을 흉내 내던 때 ...
그렇게 천천히 나의 가을의 냄새를 맡으며 장충단 공원쯤 가면
저만치 벤치에 앉아 소주잔을 기울이는 갈 곳이 없는 아비들의 모습이
마치 살바도르 달리의 유화처럼 내 눈에 서러웠던 때.

저는 그런 시간을 즐겼습니다.
한국의 가을의 냄새는 여지없이 지금도 저의 후각에서 재생이 될 만큼 향기롭습니다.
아, 가고 싶습니다.
이 가을에 내 조국 대한민국의 향기를 원 없이 맡아 보고 싶습니다.

그런 시간들을 함께 할 수 있는 향기가 같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 무렵 그런 도심 속에서의 한가로움을 나눌 수 있는 사람으로 저에겐 좋은 선배가 있었습니다.
당시 '봄, 여름, 가을, 겨울' 이란 밴드의 키보드를 치던 박성식 형이었씁니다.
그 선배는 신학교 출신이었으며, 언제나 전화해서 신앙인으로서의 갈등을 서슴없이 나누고,
명절에 혼자 남은 그 선배의 자그마한 부천의 아파트로
전이며 지지미를 싸가지고 가, 몰래 술잔을 나눌 수 있는 편안한 사람이었습니다.

성식 형의 작품 중에 제가 가장 좋아하던 노래는 "비처럼 음악처럼" 이란 노래입니다.
"비가 내리고 음악이 흐르면 난 당신을 생각해요.
당신이 떠나시던 그 밤에 이렇게 비가 왔어요."
이렇게 시작되는 김현식 선배의 노래,
아마 저는 그 노래를 만든 사연을 열 번도 더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사랑했던 사람을 보낸 한 남자의 여운은 그리도 길더군요.

어느 날 그 형이 던진 한 마디가 저에겐 지금까지도 이렇게 웅숭깊을 수가 없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꿈이 있다.
아무리 작은 꿈이라도, 그 당사자에겐 저 태양과도 바꿀 수 없는 그런 소중한 것이지.
나에게도 꿈이 있었다, 정말 화려하고 매력 있는 그런 꿈.
난 거의 그 꿈을 잡을 것 같았는데, 하나님께서 어느 날 나에게 알게 하셨다.
너를 향한 나의 꿈은 그것이 아니라고 ..."

그 후 그 선배는 신앙인으로서의 올곧은 길을 가기 위해 많은 것을 포기했고,
지금은 가스펠 가수들의 음반 작업이나 콘서트의 연주만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처음 그 선배를 보았을 때와 지금을 비교해 보면,
지금 그의 모습은 아주 초라하고 형편없는 것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쩌겠습니까, 본인이 만족하고 본인이 기뻐하는 것을 ...

제가 미국에 와서 유일하게 이질감을 느끼지 않을 수 있던 곳이 바로 헐리웃에 있는 기타센터입니다.
중고등학교 시절 제가 그토록 흠모했던 Jeff Beck 이나 Jimmy Page, Steve Vai, Ray Vaughan 이
직접 쓰던 기타와 악세사리들이 진열되어 있고,
꿈에서나 그리던 마틴이며 깁슨 기타들이 수십 개씩 진열되어 있는 그 곳에,
저는 볼일없이 자주 들르곤 합니다.
그들이 찍어놓은 손도장에 슬쩍 손을 가져다 대 보기도 하면서 저의 어릴적 꿈을 되새기곤 했습니다.

그 기타센터 바로 건너편에는 메사부기 라는 기타를 파는 곳이 있고,
그 위층에 Neely 라는 기타 수리공의 작은 작업장이 있습니다.
별로 좋은 기타는 아니지만, 저는 기타에 문제가 있으면 항상 그 곳에 그를 만나러 갑니다.
그는 기타를 고치는 실력 뿐만 아니라 기타 연주 솜씨 또한 지금까지 내가 본 사람 중에 최고입니다.
그런데, 항상 그는 때가 꼬질꼬질한 앞치마를 두르고
작은 나무망치로 그보다 훨씬 떨어지는 연주인들의 기타를 고치고 있습니다.

언젠가 그의 옛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어릴 적 그는 정말 천재적인 기타리스트였으며,
그는 에릭 크립튼이나 마크 노플러를 능가하는 기타리스트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고 합니다.
이러저러한 사건과 사고로 그런 꿈이 점점 사라지고,
이제 남의 기타를 고치는 수리공이 되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가 하나님을 믿습니다.
칭찬이 자자하던 기타리스트 시절에
그의 어머니의 하나님은 그의 마음 속에 들어오실 자리가 없었다고 합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그의 꿈이 사라지기 시작할 무렵
그 허황한 꿈 뒤에 계신 하나님이 보이더라고 했습니다.
지금의 그 삶이 더 없이 행복하다는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성식 형이 생각났습니다.

꿈이 사라지자 태양이 보이더라는 동일한 둘의 고백!
마치 달이 스러지면서 태양이 떠오르듯, 인간적인 목표에 의해 저 멀리 물러나 가려져 있던 하나님,
그것이 사라지면서 하늘의 좋은 것을 발견한 사람들,
일도양단의 그들의 결단의 결과가 아니더라도 그렇게 인도 되어진 그들의 삶이
그렇게 복되게 보일 수가 없었습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나타나셔서 그를 복의 근원이 되게 하시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나라들이, 열 왕들이 그를 좇아 나리라는 언약을 하십니다.
참 놀랍습니다.
당시 수많은 나라와 왕들과 족장들이 있었고 부자와 지식인들이 있었지만,
그 역사의 주인공은 아브라함이었던 것입니다.

아브라함이라는 하나님의 자녀가 역사의 중심에 서 있었고,
그 열 왕들은 그 드라마의 엑스타라 였던 것입니다.
아브라함이라는 사람을 아무도 알지 못했지만, 하나님의 눈에는 아브라함만이 보입니다.
역사는 그렇게 하나님의 자녀들을 위해 진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소돔과 고모라가 불 탈 때에,
하나님은 그 나라의 왕이 누구인지를 물으시지 않으신 것을 기억하시나요?
하나님의 자녀 열 명을 찾으신 것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역사의 주인은 하나님의 자녀들입니다.
지금 세상의 주인공은 단연 '조지 부시' 라든가 '빌 게이츠' 같은 거물들인 것 같아 보이지만,
하나님의 역사는 그들을 위해 쓰여지고 있지 않습니다.
바로 우리 그리스도인들을 위해 우주는 경륜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바로 복의 근원인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지금 꿈꾸고 있는 것이 무엇입니까?
엑스트라들이 누리고 있는 그런 화려한 꿈을 꾸고 있지는 않은가요?
그 꿈이 혹시 하나님을 가리고 있지는 않은가 말입니다.

이제 우리가 꾸어야 할 꿈은 하나님의 꿈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의 꿈과 하나님의 꿈이 일치되는 그 순간이 우리가 천국에 들어가는 날이 될 것입니다.
나를 위해 꾸던 꿈을 던져 버릴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꿈을 우리의 삶에 이루어 갑시다.
예수가 그렇게 가셨고, 나의 신앙의 선배들이 저렇게 그 길을 가고 있으므로,
우리도 그 길을 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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