욥기를 읽었습니다.
세상에서 순전하고 정직하다는 소리를 듣던 그가 엄청난 고난을 겪자 그의 세 친구들이 찾아옵니다.
악창이 나 가려운 온 몸의 염증자리를 기와 조각으로 긁고 있는 욥의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변한 모습을 보자 친구들은 옷을 찢고 울부짖으며 칠일 밤낮을 함께 괴로와 하였습니다.
그의 처지가 얼마나 처참했던지 친구들은 그 당연한 위로의 말조차 건네지 못하고 그저 같이 땅에 주저 앉아 있었답니다.
그런데 욥이 입을 열어 자기의 태어난 날을 저주하자 이 네 친구사이에 3:1의 격론이 펼쳐집니다.
친구들:
하나님의 창조물에 불과한 네가 어찌 그런 망발을 하느냐
사람이 어찌 하나님보다 의롭겠느냐 – 너의 고난은 다 너의 죄에서 비롯된 것 아니겠느냐
징계를 받는 이가 복이 있으니 거기서 하나님의 뜻을 헤아려 보아야지
욥:
너희들이 친구냐
내 허물을 너희들이 보았다면 내게 말하라 내가 잠잠히 있겠노라
하나님, 저같은 인간의 죄가 위대하신 하나님께 무슨 해가 되게습니까, 돌아 보아 주소서
친구 사이인 이 사람들이 서로의 신앙을 세워 주겠다며 하는 말들이 어느 부분 맞는 것도 있지만 많은 부분 서로의 가슴을 후벼 파는 아픈 말들입니다.
왠지 저도 안타깝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욥이 항변하는 와중에 24장에서 내놓는 말을 보면서 예수님의 산상 수훈이 떠올랐습니다.
욥 24:13-17
(개역 한글)
또 광명을 배반하는 사람들은 이러하니 그들은 광명의 길을 알지 못하며 그 첩경에 머물지 아니하는 자라
사람을 죽이는 자는 새벽에 일어나서 가난한 자나 빈궁한 자를 죽이고 밤에는 도적 같이 되며
간음하는 자의 눈은 저물기를 바라며 아무 눈도 나를 보지못하리라 하고 얼굴을 변장하며
밤에 집을 뚫는 자는 낮에는 문을 닫고 있은즉 광명을 알지못하나니
그들은 다 아침을 흑암 같이 여기니 흑암의 두려움을 앎이니라
새번역이 좀 더 쉽게 되있어서 같이 올립니다.
(새번역)
빛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빛이 밝혀 주는 것을 알지 못하며, 빛이 밝혀 주는 길로 가지 않는다.
살인하는 자는 새벽에 일어나서 가난한 사람과 궁핍한 사람을 죽이고, 밤에는 도둑질을 한다.
간음하는 자는 저물기를 바라며,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얼굴을 가린다.
도둑들은 대낮에 털 집을 보아 두었다가, 어두워지면 벽을 뚫고 들어간다.
이런 자들은 하나같이 밝은 한낮에는 익숙하지 못하다.
그들은 한낮을 무서워하고, 오히려 어둠 속에서 평안을 누린다.
욥이 살인, 간음, 도적질하는 자들을 말하며 그들은 빛을 꺼려 하는 악인들이라 합니다.
어찌 이리 산상 수훈의 요점에 가까이 가서 말하는지 정말 놀랐습니다.
어쨌든, 이런 훌륭한 말을 하는 그를 엘리후가, 그리고 하나님이 꾸짖습니다.
그 이유는 그의 말에 … 정사각형의 마지막 변, 에스카토스 코드란테스, 호리인 사랑이 없어서겠죠.
사랑이 없이는 그의 말이 모두 악한 말, 가짜 말, 거짓 말이 된다는 것일 겁니다.
홀로 달리시고 홀로 이루시는 하나님의 열심, 그 사랑
구원은 오직 전지 전능하신 하나님의 은혜로서 주어지는 선물이라는 그 사랑
그 사랑을 부인할 때 그 입에서 나오는 것은 다 거짓말이 되는 것이고 그러면 자기가 만든 구렁, 옥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겠죠.
그를 깨우치기 위해 하는 엘리후의 말들이 38장부터 나오는 하나님의 그 유명한 말씀과 너무도 흡사합니다.
욥 36:26-33 (엘리후의 말)
하나님은 크시니 우리가 그를 알 수 없고 그 년수를 계산할 수 없느니라
그가 물을 가늘게 이끌어 올리신즉 그것이 안개 되어 비를 이루고
그것이 공중에서 내려 사람 위에 쏟아지느니라
구름의 폐임과 그의 장막의 울리는 소리를 누가 능히 깨달으랴
그가 번개 빛으로 자기의 사면에 두르시며 바다 밑도 가리우시며
이런 것들로 만민을 징벌하시며 이런 것들로 식물을 풍비히 주시느니라
그는 번개 빛으로 그 두 손을 싸시고 그것을 명하사 푯대를 맞추게 하시나니
그 울리는 소리가 풍우를 표시하고 육축에게까지 그 올라 오는 것을 표시하느니라
욥 37:15-18 (엘리후의 말)
하나님이 어떻게 이런 것들에게 명령하셔서 그 구름의 번개 빛으로 번쩍 번쩍하게 하시는지 네가 아느냐
구름의 평평하게 뜬 것과 지혜가 온전하신 자의 기묘한 일을 네가 아느냐
남풍으로하여 땅이 고요할 때에 네 의복이 따뜻한 까닭을 네가 아느냐
네가 능히 그와 함께 하여 부은 거울 같은 견고한 궁창을 펼 수 있느냐
이렇게 창조주 하나님의 그 사랑을 젊은 엘리후가, 하나님이 깨우쳐주자 욥에게서 터져 나오는 말이
욥 42:2-3
주님께서는 못하시는 일이 없으시다는 것을, 이제 저는 알았습니다.
주님의 계획은 어김없이 이루어진다는 것도, 저는 깨달았습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감히 주님의 뜻을 흐려 놓으려 한 자가 바로 저입니다.
깨닫지도 못하면서,함부로 말을 하였습니다.
제가 알기에는, 너무나 신기한 일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고백도 주님께서 그의 입에 넣어 주신것 같습니다.
욥같이 자기가 살인,
간음, 도적질하지 않았다는 부자 청년에게 주신 주님의 말씀과 너무나 같습니다.
마 19:26
예수께서 저희를 보시며 가라사대 사람으로는 할 수 없으되 하나님으로서는 다 할 수 있느니라
사람으로는 할 수 없는 그 어마어마한 사랑
그 사랑을 흘려 주셨고, 또 흘려 내라시는데 … 나한테선 도무지 나오는 게 없는 것이 마른 샘 같습니다.
제가 그 친구들 사이의 논쟁을 보면서 마음이 아픈 이유는 아마도 그들에게서 언뜻 언뜻 나의 모습을 보아서 일 것입니다 – 사랑이 없는 나의 모습을.
그래서 또 탄식하며 간구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제가 정말 맞습니까? 살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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